2021. 4. 11. 02:44ㆍ투자
텐베거
주식 투자의 입문서로 많이 꼽히는것이 피터 린치의 3부작인데, 그 책들에서 유래한 단어로 유명한 텐베거(Tenbagger,10루타)가 있다. 10배의 투자 수익을 의미한다.
주식투자에선 꿈의 수익률로, 자세히는 기억 안나지만 피터 린치는 개인투자자는 한번만 10루타를 쳐도 충분하다라는 논지로 얼핏 얘기 한것 같은데 확실하지는 않고.. 경험하기 쉽지 않은 수익률임은 확실하다.
그런데 내가 텐베거도 아닌 써티배거(Thirtybagger,30루타)를 치는 일이 발생했다. 인증부터 하겠다.
아름답다. 이런건 처음 봤다. 수익률만 놓고 보면 내가 바라는 FIRE는 물론이고 바로 영앤리치에 등극하여 호화로운 삶을 영위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현실은 슬프게도 그렇게는 못한다. 당연히 매수 금액 소액이기 때문이다.
18년 12월부터 비트코인을 매수하던 나는 그냥 단지 저렴하다는 이유로 2019년 4월에 이 코인을 매수했고 거래소를 옮기면서 아예 잊고 있었는데, 최근 비트코인이 올타임 하이를 갱신했다는 소식에 간만에 그 거래소 어플을 켜보니 위와 같이 어마어마하게 상승해 있었다.
수익은 항상 좋은 것이기에 기쁘기도 했지만 당연히 '아 몰빵할껄..'하는 껄무새스러운 생각이 훨씬 나를 압도했는데, 곰곰히 시뮬레이션 해보니 느낀바가 있어 기록을 남기게 되었다.
만약 그때로 다시 돌아가도 합리적인 투자를 지향하는 나는 저런 잡코인에 자본의 1%도 비중을 실을 수 없었을 것이다. 정말 버리는 셈 치고 투자를 한다고 해도 아마 최대 구매할 수 있는 금액은 당시의 자본 규모나 코인에 대한 센티멘트를 고려하면(비트코인이 400~600만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었다.) 최대 100만원 정도였을 것이다. 비트코인 자체에 대한 확신 보다도 이미 형성된 크립토 생태계가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에 비트,이더와 같은 시총이 높은 코인을 매수하는 것은 나름 합리적인 투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매수 후 홀딩하는데 있어 전혀 문제가 없지만, 잡코인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단지 저렴한것이 매수의 이유였던 홀로의 경우에도 1.4원에서 0.37원까지 -70%이상 폭락한 적이 있기 때문에 만약 큰 비중을 실었었더라면 어마어마한 변동성에 나가 떨어지거나, 30배는 커녕 10%만 수익이 나도 금방 매도하고 치킨이나 사먹었을 것이다. 소액이기 때문에 30배의 수익을 낼 수 있었고 -70%도 견딜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만약 그때 쓸 수 있었던 최대치인 100만원을 매수 하고 홀딩을 했다고 가정을 해도 3000만원의 수익이다. 3000만원이면 물론 큰 돈이고 수익은 항상 옳긴 하지만 인생을 바꾸기엔 터무니 없이 적은 금액이다. 피터 린치의 말대로 한번의 텐베거로 충분한 수익을 내려면 그 종목에 상당히 의미있는 비중을 실어야 하고 그 종목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할 것이다. 또는 그렇지 않다면 자본의 규모가 커야 한다. '버리는 셈 치고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이 충분히 커야 한다는 의미이다. 만약 현재의 내 자본 규모라면 '버리는 셈 치고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이 500~2000만원 정도이기 때문에 다시 한번 30루타를 친다면 1억5천만원~6억원의 수익이 생기므로 내 인생에 영향을 끼치기에 충분히 의미있는 금액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성향상 현재의 자본 규모에도 허튼 곳에는 단 10만원도 쓰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도 누적된 투자규모의 힘을 충분히 느끼고 있기 때문인데, 투기적으로 돈을 낭비하다가 그보다 더 중요한 시간을 허비해 노동을 추가적으로 더 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알파는 항상 추구해야하는 것이지만 정말 어렵다. 베타로 착실하게 자산을 모아가다가 확신이 생기는 투자처가 생겼을때 비중을 싣는것이 중요할 것으로 본다.
마지막으로 내가 감명받은 켄 피셔선생님의 칼럼중 한 문장을 소개하며 마무리 하겠다.
But investing isn’t about easy money. It’s about building a comfortable financial future over time, harnessing the magic of compound growth to build wealth—without taking on unnecessary risk. It’s a long journey with minimal shortcu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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